경험

50대 물류센터 취업 후기

두릅기자 2024. 4. 17.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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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침이 되었다. 오늘도 나의 하루가 시작됐다. 아침에 일어나 출근을 준비했다. 전에도 늘 하던 일이었는데, 요즘은 하루하루가 즐겁다. 작년 8월부터 이곳에서 일했으니 벌써 7개월째다. 나의 아침루틴은 일어나기 전에 눈을 감고 좋은 생각을 하고, 슬슬 몸을 움직여 관절을 하나하나 풀어주고, 영양제를 먹고 씻고 강아지랑 놀아주고 기분 좋게 출근한다. 이 곳에 취업하기까지 정말 여러 곳에 이력서를 냈었다. 몇 년 전까지는 이런 날이 올 줄 상상도 못했다.

 

직장은 돈을 벌 의지만 있으면 들어갈 수 있다고 생각했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돈을 벌 수 있다고 자신했었다. 그러나 그 자신감은 지난 여름에 무너졌다. 지금은 이전에 해본 적 없는 새로운 일을 하고 있다. 결혼 후 아이를 키우면서 생활비도 벌고 나 자신을 만족시킬 일을 찾았던 것이 인터넷 쇼핑몰이었다. 쇼핑몰을 10년 가까이 운영한 후 약국 전산원에서 5년간 근무했다. 이제는 6개월 전부터 이 곳 물류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작년 여름 알바몬을 통해 구직활동을 하면서 다양한 곳에 이력서를 보냈다. 그 중 면접을 보러 간 곳은 두 세 곳뿐이었고, 면접 후 취업으로 이어지지 않았다. 주된 이유는 대부분이 내 나이 때문이었다. 내 나이는 올해로 49세가 되었다. 경력도 없는 나를 뽑아 줄 기업은 드물었다.

 

일당 10만원으로 시작한 이 회사에서 6개월 동안 일했다. 무거운 물건을 다뤄야 하는 일의 특성상 체력의 한계를 느꼈다. 나이가 많고 초보라는 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하지만 포기할 수 없었다. 이 회사에서 받은 월급은 이전에 사업을 하던 때의 주문 금액보다 적지만 소중하고 값지게 느껴졌다.

 

내 목표는 크게 세 가지다. 첫째, 일기를 쓰는 것. 둘째, 일주일에 한 권 이상 책을 읽고 글을 쓰는 것. 셋째, 저축하기. 올해도 꿈을 향해 나아간다. 월급에서 필요한 최소한의 생활비를 제외하고는 무조건 저축할 것이다. 내 꿈을 위해서다. 가게를 열고, 책을 쓰고, 유튜브와 팟캐스트를 시작해보고 싶다. 삼십 년을 살지 몰라도 살아있는 동안 최대한 많은 경험을 쌓고 싶다. 나는 썩 나쁘지 않은 사람이고 싶다. 마지막 날에 내가 했던 모든 일에 자랑스러워하고 싶다. 그래서 오늘도 더 좋은 생각을 하고 최선을 다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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